고려 태조 왕건의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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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악 출신 왕건이 궁예를 몰아내고 918년 고려를 건국합니다. 고려는 발해가 망하자 발해 유민을 포용하였고, 신라 경순왕이 항복하고, 견훤도 왕건에게 귀순하였습니다. 남은 것은 견훤의 아들 신검이 다스리는 후백제였습니다. 

 견훤은 넷째아들 금강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신검이 양검 용검 두 동생과 함께 아버지 견훤을 금산사에 유폐시켜 버립니다. 금산사에서 탈출한 견훤은 왕건을 찾아가 자신의 목숨을 위탁하였습니다. 왕건은 견훤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세운 나라를 멸망시키는데 일조를 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견훤도 참 딱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아들에게 쫓겨나 예전의 적이었던 왕건에게 목숨을 위탁하고, 또 자신이 세운 나라를 자기 손으로 멸망시키는데 일조를 했으니 정말 파란만장한 삶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여간 936년 후백제를 멸하고 고려는 후삼국을 통일합니다. 이때 왕건은 다른 사람의 협박에 못이겨 패륜을 저질렀다고 보고 신검을 살려둡니다. 그러자 견훤은 이소식을 듣고 울화병이 생깁니다. 이 울화병이 발전하여 등창으로 번져 삶을 마감하였다고 하니 견훤으로서는 원통한 삶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태조 왕건은 918년부터 945년까지 왕위에 있으면서 여러 정책을 추진합니다.

첫째, 민생 안정 정책입니다. 백성들의 삶이 평안해야 나라가 발전한다는 생각에 지나친 세금 징수를 금지하고 빈민 구제기관인 흑창을 설치하였습니다. 흑창은 고구려 을파소가 건의하여 실시한 진대법과 비슷합니다. 어려운 백성에게 곡식을 빌려주었다가 추수철에 갚도록 한 빈민 구제 정책이었습니다.

둘째, 호족 통합 정책입니다. 호족을 견제하기 위해 결혼 정책, 관직과 토지, 성을 하사하거나 사심관제도와 기인제도를 실시하였습니다. 결혼 정책은 지방의 유력한 호족의 딸과 결혼하여 지방의 호족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지방 호족의 사위가 왕건이니 함부로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지방 유력 호족 중 딸이 없는 사람에게는 왕씨 성을 하사하거나 관직과 토지를 하사하여 호족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심관제도는 신라 경순왕을 경주의 사심관으로 삼은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즉 그 지방의 유력 인사를 사심관으로 임명하여 그 지방을 다스리되 반역이 발생하면 사심관에게까지 죄를 물어 지방세력을 약화시킬 수 있었던 제도입니다. 기인제도는 지방의 자제들을 서울에 올라오게 하여 그 출신지에 대한 일을 맡아보거나 자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목적은 자제가 서울에 가 있으니 지방에서 함부로 반란을 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기인제도에서 서울로 올라간 자제는 일종의 볼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북진정책입니다. 나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라고 하여 고려라고 나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발해 유민을 수용하여 만주에 대한 정보도 얻고, 고구려 영토 회복을 위해 서경(평양)을 북진 정책의 전진 기지로 만들었습니다.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과는 왕래를 꺼려하였습니다. 언젠가는 만주를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곳을 장악한 거란족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또 여진족을 정벌하여 고려 초기 영토를 청천강에서 영흥만까지 영토를 넓혔습니다.


그리고 정계와 계백료서를 저술하였으며, 훈요 10조를 남겼습니다. 

<훈요 10조>

① 국가의 대업이 제불(諸佛)의 호위와 지덕(地德)에 힘입었으니 불교를 잘 위할 것

② 사사(寺社)의 쟁탈·남조(濫造)를 금할 것

③ 왕위계승은 적자적손(嫡者嫡孫)을 원칙으로 하되 장자가 불초(不肖)할 때에는 인망 있는 자가 대통을 이을 것

④ 거란과 같은 야만국의 풍속을 배격할 것

⑤ 서경(西京)을 중시할 것

⑥ 연등회(燃燈會)·팔관회(八關會) 등의 중요한 행사를 소홀히 다루지 말 것

⑦ 왕이 된 자는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여 민심을 얻을 것

⑧ 차현(車峴) 이남의 공주강외(公州江外)는 산형지세(山形地勢)가 배역(背逆)하니 그 지방의 사람을 등용하지 말 것

⑨ 백관의 기록을 공평히 정해줄 것

⑩ 널리 경사(經史)를 보아 지금을 경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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