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목욕탕에 욕조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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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식 목욕탕 하맘>

터키를 아시아로 본다면 유럽과 아시아는 이스탄불에서 만납니다. 

터키 영토의 많은 부분이 아시아를 차지하고 있지만 축구 월드컵도 유럽에서 하고 유로화도 사용하고 있으니 현재는 유럽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터키가 아시아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치렀다면 우리나라 및 다른 아시아 나라들은 터키 축구를 보며 한숨만 내쉬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스탄불은 과거 콘스탄티노플로 동로마제국(비잔티움 제국)의 수도였으며 기독교를 믿는 사회였습니다. 

이슬람교의 수도자나 기독교인, 또는 상공업자들이 이스탄불에 오면 지친 몸을 풀기위해 가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터키식 목욕탕이었던 하맘입니다.


우리나라도 목욕문화가 상당히 발달했는데요. 터키도 로마와 마찬가지로 목욕문화가 발달하였습니다. 특히 이슬람 종교 의식으로 더욱 발달한 것 같습니다.

터키의 목욕탕 하맘에 들어서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커다란 욕조탕이 있어 몸을 담그고 피로도 풀며 때에 따라서는 고함도 지르기도 합니다.

"어, 좋다. 아, 시원하다."라고 소리를 내지요.

저는 목욕을 매우 좋아해서 거의 매일 갑니다. 어느 때는 하루 2번씩 가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 온천이 있어 정기권을 끊어 갑니다. 다른 지역의 일반 목욕탕을 가면 정말 물의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뭔가 저를 감싸는 듯한 물의 느낌이 없어 허전합니다. 역시 온천물이 참 감촉이 좋습니다. 

 특히 욕조탕안에서 10여분 들어가 몸을 데우고 땀을 빼면 너무나 개운합니다.

그리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폭포수. 이거 정말 마약과도 같습니다. 목욕가서 이거 안하고 나오면 뭔가 허전할 정도있니다. 물의 압력이 세서 처음 맞는 사람은 피부에 멍이 들 수도 있습니다. 어깨, 목, 허리 아픈 부분에 집중적으로 물을 맞으면 마사지가 되면서 근육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 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빨리 가서 폭포수로 마사지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욕조가 터키의 하맘에는 없고 커다란 대리석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 대리석을 교백타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온돌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너무 뜨겁지도 않고 잘 데워진 대리석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몸을 데우고 몸을 불립니다. 우리나라 찜질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찜질방에 좀 앉아 있으면 몸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는데요. 교백타쉬 위에서도 그런 느낌이 난다고 합니다.

그런 후 목욕관리사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부탁하면 때를 밀어줍니다. 우리나라에서만 때를 미는 줄 알았는데 터키, 이란 등 이슬람 국가에서도 이렇게 목욕을 한다고 합니다. 

때를 다 밀면 다음 코스로 거품 목욕을 합니다. 거품이 있는 통 안에 자루를 넣어서 거품을 뭍힌 후 손님에게 짜면 거품이 뿌려집니다. 목욕관리사는 거품을 손님의 온 몸에 바르고 손으로 밀면서 피로를 풀어줍니다. 

거품 마사지가 끝나면 목욕관리사는 손님에게 양동이로 물을 담아 뿌려줍니다. 양동이로 몇 번 물을 뿌리면 손님의 몸에 있던 거품이 제거됩니다. 이렇게 물세례를 뿌려 주면 터키식 하맘 목욕이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터키의 하맘에는 왜 우리나라처럼 욕조가 없을까요?

터키의 이슬람 문화에서는 우리나라와 생각이 다릅니다.

깨끗한 물이란 흐르는 물이고, 흘러야 물이 깨끗해 진다고 합니다.

더러운 물은 고여있는 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고여 있게 만드는 욕조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욕조를 만들면 고여 있는 물이 될 것이고 그 물은 더러운 물이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욕조 대신 세면대가 있습니다. 세면대의 수도에서 나오는 온수나 냉수로 몸에 뿌리면서 목욕을 하는 것입니다. 깨끗하다고 여겨지는 흐르는 물, 여기서는 몸에 뿌리는 물이 그들의 몸을 깨끗하게 해 준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찜질방에서는 아줌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소음 문제로 마찰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줌마들이 여론을 형성하고 의견을 모으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터키 하맘도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사람들을 만나고 여론을 만드는 장소였습니다.


<여인들을 위한 목욕탕 겔린 하맘-신부목욕탕>


여인들을 위한 겔린 하맘이라는 신부 목욕탕도 있었습니다. 예비신부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음식을 접대하며 자신의 결혼을 알리고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였습니다. 또 결혼할 나이의 여자들은 멋진 남편감을 만나게 해 달라고 동전점을 치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여인들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좋은 장소였겠지요. 아들을 둔 어머니들은 어떤 며느리가 좋은지 겔린 하맘에서 혼기에 찬 여자들의 정보를 주고 받는 장소로도 활용이 되었습니다.


<터키 이슬람 사원 - 자미에 들어가려면>


터키의 이슬람 사원을 <자미>라고 하는데 사원에 들어가려면 일단 몸이 깨끗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원 앞에 설치된 수도 시설에서 몸을 닦아야 합니다. 이렇게 씻는 행위를 압데스라고 하는데 손씻기, 입안 헹구기, 얼굴 씻기, 팔둑 씻기, 머리 쓸어내리며 귀 씻기, 발 씻기를 합니다. 


 이 행위가 몸의 더러운 것을 씻어낼 뿐 아니라 단순히 손을 씻는게 아니라 손이 했던 죄까지 씻겨져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합니다. 좀 어색합니다. 자기 손으로 나쁜 짓하고 손을 씻으면 그 죄까지 씻겨져 나간다고 믿었다니, 이것때문에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자미-이슬람 사원>를 만들면 반드시 세우는 건물들이 있습니다. 이슬람 관련된 대학, 도서관, 병원, 숙박시설, 시장입니다. 그리고 추가되는 시설 <하맘>입니다. 이슬람 종교의식을 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하맘, 사람들은 지금도 하맘을 찾아 몸을 씻고 건강한 정신을 깃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깨끗하게 닦는 것으로 터키 사람들의 종교에 대한 생각을 바르게 알 수 있는 하맘이었습니다.


<형제의 나라, 형제의 국가 터키>


하지만 현재 터키는 유럽인들에게 다소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15세기부터 오스만투르크의 이름으로 유럽의 기독교 사회를 위협을 가했던 국가라 그때의 원한이 지금까지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이라면 나이 지긋한 어르신 중에 지금도 이를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식민지 기간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을 심하게 억압하고 핍박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그런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터키는 다른 이슬람국가처럼 이슬람 원리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터키가 주축이 되어 이슬람 종교가 더이상 테러를 가하지 않도록 거울이 되는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터키는 우리나라와 형제의 국가라고도 부르지요. 터키는 옛날 돌궐이라고 하는 나라가 위구르족에게 멸망당한 후 일부가 서쪽으로 이동하여 오스만투르크를 세우게 됩니다. 돌궐은 우리 나라의 고구려와 친밀한 우방국가였기에 서로를 형제국가라고 불렀습니다. 지금의 터키에 자리잡은 돌궐의 후예와 고구려의 후예인 우리들은 계속 형제의 국가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6.25 한국전쟁 때에도 한국을 위해 싸웠던 터키와 계속 좋은 관계를 맺는 형제의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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