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 결혼식 축의금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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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5. 1. 07:35
청첩장이 반갑지 않은 시대
“청첩장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직장인 A씨는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일곱 번의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참석한 결혼식에서 쓴 축의금만 해도 140만 원이 넘습니다. 친한 친구에게는 10만 원이 미안해 20만 원씩 내고, 고급 호텔 예식은 그 이상을 부담했다고 합니다.
결혼식이 기쁜 자리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축하’가 아닌 ‘부담’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20~30대 사회초년생들 사이에선 청첩장을 받는 순간 지출을 먼저 계산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높아진 결혼 비용, 늘어나는 축의금
결혼 물가 상승은 신랑신부뿐 아니라 하객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식장 대관료, 식대, 드레스, 메이크업, 꽃장식 등 거의 모든 항목이 해마다 오르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데이터에 따르면 축의금 평균은 2022년 8만 원, 2023년 8.3만 원, 2024년 9만 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불과 30년 전인 1994년에는 평균이 2만 8천 원이었으니, 무려 3배 이상 오른 셈입니다.
"결혼식 하면서 남는 게 없다"
결혼 당사자에게도 이 상황은 부담스럽습니다. 한 신부는 식대, 예식장 대여료, 꽃장식, 스드메까지 총 3,400만 원 가까이 지출했습니다. 하객들에게 받은 축의금 역시 이와 비슷했지만, 실제 참석자 수가 예상보다 적어 일부 손해를 봤다고 합니다.
결국 축의금은 예식장으로 바로 들어갔고, 신혼여행이나 가전제품 등은 전적으로 부부가 감당해야 했습니다. '축의금이 남는다'는 과거의 상식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친구 사이도 금액 맞추는 세태
하객들 사이에서도 눈치 게임은 이어집니다. “이번엔 얼마 낼까?” 같은 대화를 통해 금액을 맞추는 문화가 형성돼 있고, 대부분 10만 원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축의금을 보내는 문화도 보편화됐습니다. 신한은행 조사에 따르면 참석 시 평균 11만 원, 불참 시에도 평균 8만 원 정도를 지출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부담은 비슷하게 따르기 마련입니다.
‘노웨딩’이라는 대안
이런 현실을 고민한 일부 예비 부부는 ‘노웨딩’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결혼식을 과감히 생략하고, 축의금도 받지 않겠다는 방식입니다. 이는 결혼식 없이 신혼집에서 지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형태로 결혼을 치르는 것입니다.
‘노웨딩’은 단순히 돈을 아끼려는 선택이 아니라, 결혼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려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진정한 축복은 형식보다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변화입니다.
결혼 문화, 다시 생각할 때
결혼은 소중한 시작이자 축복의 자리입니다. 하지만 축의금과 결혼 비용이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면, 그 형식을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얼마를 내야 하나’보다 ‘어떻게 진심을 전할까’를 먼저 고민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결혼식의 형태는 바뀌더라도, 그 중심엔 여전히 사람과 관계, 그리고 진심이 있어야 합니다.